정규시즌을 90승으로 제패한 1위팀은 어쩌다 우승 확률 5.3% 벼랑 끝에 몰리게 된 걸까.
프로야구 KT 위즈는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5-10으로 패하며 1승 뒤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선발로 나선 외국인 좌완 로건 앨런이 1이닝 5피안타 4사사구 6실점 난조 속 조기에 무너진 게 뼈아팠다. 1-0으로 앞선 1회말 사사구를 4개나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만루에서 우익수 안현민의 황당 포구 실수까지 더해져 1회말 일찌감치 상대에 승기를 내줬다. 타선이 삼성 마운드의 제구 난조를 틈 타 5회초 3점을 만회했으나 배제성, 오원석, 스기모토 코우키 등 불펜진이 추가점을 헌납했다.

1차전 8-7 승리 때만 해도 KT의 통합우승 가능성이 매우 컸던 게 사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73.8%에 달했다. 2차전 또한 선발 고영표가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연장 12회 끝 오윤석의 송구 실책으로 경기를 내줬고, 3, 4차전은 연이틀 선발투수가 초반 대량 실점하며 싸울 수 있는 힘을 잃었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3패란 1패면 곧 우승 도전이 좌절된다는 뜻. KT의 경우 이른 시점에 정규시즌을 제패하면서 2021년 이후 5년 만에 창단 두 번째 통합우승을 당차게 목표로 내걸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2위 삼성에 연이어 일격을 당해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 3패에 몰린 팀이 내리 3연승을 거둬 역전 우승을 거둔 사례는 단 한 번 뿐이다. 2013년 류중일 감독의 삼성이 김진욱 감독의 두산 베어스를 만나 1승 3패에서 5~7차전을 내리 따내며 극적인 통합우승을 해냈다. 나머지 18차례는 3승 1패 우위를 점한 팀이 이변 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의 우승 확률이 94.7%까지 올라간 반면 KT는 5.3%의 기적을 꿈꿔야 한다.
KT는 5차전이 마지막이 되지 않기 위해 선발투수로 데이비스 대니엘을 예고했다.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해 에이스를 꿰찬 대니엘은 지난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3실점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8-0으로 앞선 7회초 구자욱에게 2점홈런을 맞았으나 그 전에 13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치며 삼성 타선을 완벽 봉쇄했다. 나흘을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라이온즈파크는 처음이다.

대니엘은 1차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나중에 또 기회가 된다면 불펜에서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만일 선발로 나가더라도 최선을 다해 1차전보다 더 좋은 투구를 펼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첫 등판에 대해서도 “타자 친화적이라는 건 우리 타자들도 많은 점수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투타가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1위팀의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령탑 또한 최후의 총력전을 선언했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기적을 위해 어떻게든 마법을 부려보겠다는 각오다. 이강철 감독은 “3차전은 대니엘이 불펜 대기했고, 4차전은 고영표가 대기했다. 그런데 1회 그런 결과가 나오는 바람에 카드를 쓸 수 없었다. 7-5까지만 갔어도 고영표 카드를 쓰려고 했다”라고 아쉬워하며 “내일(8일)은 고영표, 소형준 다 대기시킨다”라고 플랜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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