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추진하던 연내 새 회장 선출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거 제도 개편 과정에 우려를 표하면서 당초 예정됐던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FIFA와 AFC의 의견을 검토하기 위해 오는 9일 예정됐던 이사회와 임시 대의원총회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FIFA와 AFC는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에 공동 서한을 보냈다. 협회가 추진해 온 회장 선거 제도 개편안에 대한 우려를 담은 내용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전 회장 사퇴 이후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준비해 왔다. 정부 주도로 출범한 K-축구혁신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기존 192명이었던 회장 선거인단을 2만 명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선거인단 규모를 크게 늘리는 동시에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보다 많은 축구계 구성원이 회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거 구조를 바꾸겠다는 취지였다.
FIFA와 AFC가 문제를 제기했다. FIFA는 대규모 온라인 투표 방식이 선거의 기본 원칙인 비밀투표를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지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하는 방식보다 다양한 축구계 대표 집단의 참여를 늘린 총회 중심의 선거 구조를 권고했다.
선거 제도 개편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의 독립성이 보장됐는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FIFA는 회원국 축구협회가 정부를 비롯한 외부 기관의 부당한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이번 선거 제도 개편이 정부 주도로 출범한 K-축구혁신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추진됐다는 점에서 FIFA와 AFC는 협회의 자율성이 충분히 보장됐는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FIFA와 AFC가 제도 개편안의 핵심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협회의 선거 일정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9일 이사회와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정관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다음 달 18일 차기 회장 선거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정관 개정을 위한 회의가 취소되면서 예정대로 선거를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연내 새 회장을 선출하겠다는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대한축구협회는 FIFA와 AFC의 권고 사항을 반영해 선거 제도 개편안을 수정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선거 절차를 다시 준비해 가능한 한 빠르게 차기 회장을 선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규정상 대한축구협회는 내년 3월까지 새로운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정몽규 전 회장 사퇴 이후 추진된 선거 제도 개혁은 선거인단을 기존 192명에서 2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FIFA와 AFC가 비밀투표 보장 문제와 협회의 독립성에 우려를 표하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제도 개편과 선거 일정 재조정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