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싫어하는 이미지로 그대로 던지겠다".
KIA타이거즈 좌완 곽도규(22)가 부상을 딛고 복귀해 첫 실전을 치렀다. 지난 19일 LG트윈스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402일만에 엔트리에 복귀했다. 작년 4월11일 SSG전을 끝으로 팔꿈치 인대재건수술을 받았다. 힘겨운 재활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것이다. 첫 날부터 크게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다.
12-0으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편안한 상황에 올리겠다는 이범호 감독의 예고대로였다. 첫 타자 신민재를 상대했으나 3유간을 빠지는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오스틴을 강한 투심을 던져 2루 병살타로 유도했다. 다시 구본혁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송찬의를 헛스윙 삼진으로 막고 등판을 끝냈다.

모두 21구를 던졌다. 투심을 주축으로 체인지업 3개를 구사했다. 투심 최고구속은 147km를 찍었다. 스트라이크는 12개, 볼 9개였다. 투구 성적보다는 1만 4000여명의 관중 앞에서 실점없이 1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았다. 이범호 감독도 "무난하게 복귀전을 치렀다"고 박수를 보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머리를 기르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지만 아예 깔끔하게 잘랐다. 긴머리를 휘날리며 홀드를 챙기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곽도규는 복귀 인터뷰에서 "머리를 길러볼까하다가 갑갑해서 잘랐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내 머리에 관심 주셔서 부담스러웠다"며 웃었다.
이어 "긴장도 되고 기다렸던 만큼 설레기도 하다. 목표가 눈앞에 보이지 않고 매일 반복하는 것 자체가 가장 힘들었다. 야구를 계속봤다. 올해는 경기를 보면 이길 때가 많아 더 기도했다. 라커룸 출근하는거 자체가 신기했다. 불펜도 매일 섰던 곳인데 다르게 느껴진다. 재미있다"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몸상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1군에서 정해준 스케줄대로 2군 경기에 등판했다. 하루 간격 등판하고 연투도 했다. 경기 운영보다는 몸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좋아서 멈추지 않고 복귀할 수 있었다. 연투를 해도 당연히 팔꿈치 통증도 없었고 가장 우려했던 근육 뭉침도 생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은 "열흘에서 보름 정도 시간이면 적응을 할 것이다. 중요한 시기에 돌아왔다. 좌타자를 짧게 짧게 상대하는 투수가 필요했는데 김범수 뿐이었다. 그 자리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기대했다. 김범수 뿐이었던 필승조 좌투수진에 천군만마가 되어달라는 주문이었다. 곽도규도 "감독님이 주신 시간안에 원하시는 모습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약속했다.
2024 우승 필승조로 활약 당시 좌타자 피안타율이 1할8푼2리에 불과했다. 좌승사자로 불리웠던 이유이다. 거의 사이드암 수준으로 던지기에 좌타자들에게는 자신의 몸에 던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곽도규는 "좌타자들이 전부 싫어하신다. 오늘 LG 선배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냥 맞혀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그분들이 생각하는 이미지로 던졌으면 좋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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