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아시아 정상 등극 뒤에는 또 다른 논란도 남았다. 공동응원단을 둘러싼 정치적 메시지와 편파 응원 논란이 결승전에서도 이어지며 경기장 안팎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내고향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북한 클럽 최초의 아시아 여자 클럽대항전 우승이었다.
경기 후 내고향 선수단은 인공기를 펼쳐든 채 그라운드를 돌며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리유일 감독은 눈물을 흘렸고 선수단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시상식 이후에도 인공기를 들고 단체 촬영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또다시 공동응원단 논란이 불거졌다.
약 1200명 규모의 남북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은 지난 수원FC 위민과의 준결승전에 이어 이날 결승전에서도 내고향 응원에 나섰다. 공동응원단은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등 200여 개 시민단체가 함께 구성했다.
준결승 당시 공동응원단은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을 함께 응원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북한 팀 응원이 압도적으로 많아 편파 응원 논란이 크게 일었다.
결승전에서는 상대가 일본 클럽이었던 만큼 공동응원단 역시 사실상 내고향 응원에 집중했다. 그런데 경기 도중 예상치 못한 장면이 등장했다.
응원단 한편에 “5∙24 조치 해제하라”라는 문구와 함께 “평화를 위한 경제통일, 하나된 한반도 함께 여는 미래”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린 것이다.
결국 해당 현수막은 뒤늦게 경호 인력에 의해 제지됐다.
5∙24 조치는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정부가 발표한 대북 제재 조치다. 개성공단 제외 남북 교역 중단, 북한 선박 영해 운항 금지, 대북 투자 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장에서는 관리 부실 논란도 제기됐다. 공동응원단 측은 경기장 인근 어린이야구장에 별도 부스를 설치해 티켓과 식음료를 배포했고 “AFC 사전 승인 없는 응원 물품은 반입 금지”라는 안내 배너도 세웠다. 하지만 정치적 문구가 담긴 현수막은 실제 경기장 안까지 반입됐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준결승전 당시 탈북민 유튜버 김서아 씨가 태극기를 들고 응원하다 제지를 받은 영상도 다시 회자됐다. 영상 속 관계자는 “태극기는 안 된다”라고 말했고 관중들은 “대한민국에서 왜 태극기를 못 드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내고향 선수단은 경기 종료 후 인공기를 펼쳐들고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숙소 문제 역시 논란이었다. 수원FC 위민은 당초 내고향과 같은 호텔을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숙소 변경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홈팀이 정상적인 홈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여기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발언까지 더해졌다. 정 장관은 내고향의 결승 진출 직후 “기왕이면 우승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고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이미 공동응원단 편파 응원과 태극기 제지 문제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 주무 부처 장관까지 북한 팀 우승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이번 AWCL은 북한 클럽의 역사적인 우승이라는 장면과 함께 스포츠와 정치, 남북 관계를 둘러싼 복잡한 논란까지 동시에 남긴 대회가 됐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