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되면 세상 끝날줄”..강하경, ‘취사병’·미각보이즈로 얻은 기회 “노 저을 것”[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6.06.11 07: 11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흥행에 힘입어 ‘미각보이즈’ 쓴맛관철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강하경이 앞으로의 목표와 마음가짐을 전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OSEN 사무실에서는 tvN, TVING 월화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배우 강하경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방영 시기와 맞물려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강하경은 “요즘 뮤지컬을 하고 있고, 미각보이즈가 ‘엠카운트다운’ 나가야 해서 밤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각자 자기 삶을 살다가 혜화에서 모여서 새벽 2시까지 연습한다. 댄스홀을 빌려서 연습하고 있는데, 댄서의 삶을 간접 체험하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있다”고 근황을 알렸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배우 강하경 인터뷰. 2026.06.08 / dreamer@osen.co.kr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이등병 강성재(박지훈 분)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 드라마. 작중 강하경은 강성재를 눈엣가시로 여기며 대립하는 김관철 상병 역을 맡았다. TVING에서 동시 공개되는 작품임에도 7%대의 고정 시청층을 유지하며 흥행을 거두고 있는 만큼 그는 “인스타 팔로워수가 굉장히 많이 늘어났고 DM도 엄청 많이 온다. 주변에서 ‘내 친구들이 너무 좋대’라는 연락이 오는 걸 보면서 확실히 반응이 있다는 걸 느낀다”고 높은 화제성을 몸소 체감했다.
다만 중반부까지 주인공에게 폭언, 폭행 등 강압적인 행위를 하는 악역으로서 시청자의 분노를 유발했던 만큼 원망을 많이 들었다고. 강하경은 “처음엔 무서웠다. 6화에서 7화가 나오는 1주일간 손발에 땀이 계속 났던 기억이 난다. 한 번 더 괴롭히면 큰일 날 것 같더라. 욕설 DM과 그런 것들을 많이 받았다. 좀 심각한 것도 많았다. 선을 넘어서 배우 본체까지 들어와 버리는 내용을 보내시기도 했다. 근데 그게 6화까지였고 시청자들이 잘 견뎌주셔서 7화에 살아남았다. ‘계속 눈에 띄어서 보고 있는데 분량 많아져서 좋고 잘해서 너무 좋다’, ‘많이 봤으면 좋겠다’ 이런 연락도 꾸준히 왔다. 그 와중에 한 번씩 ‘그만 괴롭혀라’고 하시는 것 때문에 떨고 있었다. 그렇다고 연기를 못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웃었다.
이에 박지훈의 처연한 눈빛 탓에 괴롭히는 장면을 찍을 때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는지 묻자 강하경은 “가장 많이 미안했던 친구다. 제가 강압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 있었다. (3화의) 화장실 신 같은 경우에는 한 번 (얼굴을) 잡고 ‘미안해. 진짜 미안해. NG 안 낼게’ 계속 그랬다. (눈빛이) 너무 예뻐서”라고 털어놨다. 또한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박지훈 주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의 초대박으로 후광효과를 얻은 것에 대해 “‘취사병’ 촬영이 끝나갈 무렵에 ‘왕사남’이 터졌다. ‘우리 성공이다’ 얘기했다. 촬영이 오래 지속되면 중간에 힘이 빠지는 순간이 오는데 저희는 아주 잘 넘어갔다. ‘왕사남 만세’ 하면서. 그리고 실제로 덕을 봤으니까 저희는 너무 감사하다. 지훈이 한테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박지훈을 향한 감사를 전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배우 강하경 인터뷰. 2026.06.08 / dreamer@osen.co.kr
하지만 김관철은 원작과는 달리 7화에서 돌아가신 할머니의 햄버거를 재현해 낸 강성재의 정성에 호감도가 급상승, 단숨에 동료로 등극한다. 강하경은 “이제 본격적으로 동료 활동이 시작된다. 퇴마 된, 그러나 틱틱댐은 남아있는 츤데레 상병이 나올 것”이라며 “시작할 때 원작과 달리 서사를 갖고 있고 성재의 요리로 개과천선한다는 내용은 듣고 들어갔다. 마냥 미움만 받아서는 안 되니 여지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연기했다. 하지만 괴롭히는 장면에서 뒤의 서사를 생각할 수는 없으니 열심히 순간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오디션을 통해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는 그는 “윤동현(이홍내 분), 김관철, 주상욱(강준규 분), 탁문익(임지호 분), 표지용(김문기 분) 5개 역할이 오디션에 풀렸는데, 그중에 김관철을 노렸다. 나온 역할 중에서 제가 가장 빛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촬영 때에 비해서 체구가 좀 작아졌다. 군복을 입었을 때 위압감이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았고, 처음에 악역으로 나와야 되니까 많이 먹고 몸을 좀 키웠다”고 작품을 위한 준비를 전했다.
당초 오디션 규정이 ‘군필’이었던 만큼 이미 군대를 다녀왔던 강하경은 “(군필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다. 경례하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실제로 (군 생활을) 알아야만 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 있다. 미필 상태로 대사를 접했으면 맛을 살리기 어려웠을 것 같다. (군대에서는) 되게 대충 얘기한다. 앞에 A4 용지를 대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런 것들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아직 미필인 박지훈에게도 말투와 같은 디테일들을 초반에 많이 알려줬다고.
그런가 하면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요리가 중심이 되는 작품인 만큼 강성재의 요리를 맛본 이들의 리액션은 주요 시청 포인트다. 화려한 CG에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가 가미된 상상신은 ‘취랄’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도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하경은 “매번 정신없었던 기억 난다. 사실 이게 편집돼서 상상으로 웃기게 보이지만 그 안의 저희는 정말 죽을 듯이 힘들었다. ‘콩나물 전투’ 장면도 눈이 돌아갈 정도로 더운 날이어서 다들 한 장면 찍고 바로 그늘 들어가서 쉬었다가 다시 나오고 그랬다. ‘명순조(명태순살조림)’도 그렇고 계속 그런 식으로 상상 장면들을 찍으면서 ‘우리가 이렇게까지 심혈을 기울이고 공들여서 연기하고 있으니 웃기게 잘만 편집되면 터지겠다’고 믿고 임했다”고 밝혔다. 
또 7회에서 할머니 분장을 한 박지훈과 눈물연기를 펼쳐 감탄을 자아냈던 것에 대해 강하경은 “겉에서 봤을 땐 당연히 웃겨 보일 것 같다. 근데 안에서 연기할 때 저랑 지훈이는 너무 진지했고 저는 지훈이가 앞에 있었기 때문에 울 수 있었다. 눈빛이 정말 반짝거린다. 그게 슬프기도 하고, 너무 사랑스럽기도 하다. 굉장히 고맙다”며 “처음 분장을 봤을 땐 큰일 났다 싶었다. 감독님이 ‘지훈이가 할머니 분장을 할 거야’라고 그래서 ‘저한테 왜 그러세요?’ 했다. 근데 막상 분장 한 걸 봤는데 엄청나게 웃기진 않더라. ‘어떡하지?’라고 말은 했는데 사실 조금 귀여웠다. 잘 어울리더라”라고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전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배우 강하경 인터뷰. 2026.06.08 / dreamer@osen.co.kr
화제의 ‘미각보이즈’ 장면 비하인드도 전했다. 6화 중 황석호(이상이 분)의 상상신에서 ‘쓴맛관철’로서 짠맛지용(김문기 분), 단맛문익(임지호 분), 신맛상욱(강준규 분), 매운맛승우(이상준 분)와 함께 미각보이즈로 변신해 ‘My Flavor’ 무대를 꾸몄던 강하경은 “살면서 그런 경험을 해볼 거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다. 완전 생소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촬영 전 대본 리딩 단계에서 “아이돌을 할 거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그는 “안무를 받은 건 (촬영하기)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사이였다. 안무 받자마자 바로 연습시켜달라고 해서 안무를 배우자마자 저희끼리 계속 개인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쓴맛관철은 미각보이즈의 센터인 만큼 그 책임감도 막강했다. 강하경은 “센터의 무게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신경 쓰여서 찾아봤다. 아이돌 센터분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잘못됐다는 생각을 가졌다. ‘내가 어떻게’ 싶더라. 안무를 레이디 바운스 선생님들이 만드셨는데, 이렇게 본격적일 줄은 예상 못 했다. 춤이 되게 청량하다. 팡팡 이런 느낌인데 저희가 뒤를 도는 타이밍에 너무 힘들어서 헉헉거렸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미각보이즈가 등장하는 장면은 유튜브 클립 조회수만 49만 회를 달성,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확산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에 힘입어 11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해 ‘My Flavor’ 무대를 펼치게 된 강하경은 사전녹화 방청 신청자만 400명이 넘었으며, 일반적인 신인 그룹을 훨씬 웃도는 결집력이라는 설명에 “잘못된 것 같다”고 크게 당황했다.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 못 했다며 “참 희한하다. 사람 인생은 진짜 모르는 것 같다”고 탄식하기도. 뮤직비디오에 음원 발매, 음악방송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고 말한 그는 “네이버 프로필에 진짜로 ‘소속 그룹 미각보이즈’를 달까 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배우 강하경 인터뷰. 2026.06.08 / dreamer@osen.co.kr
이처럼 여러모로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준 ‘취사병’이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지 묻자 강하경은 “아마 계속 기억에 남을 거다. 저는 이 작품을 한 번씩 돌려볼 것 같다. 그러면서 내가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이때 처음 사람들이 나를 많이 알게 됐기 때문에 무슨 마음을 먹고 이 이후의 삶을 살게 됐는지 복기할 수 있는 고마운, 삶의 방점을 찍어놓은 작품”이라고 답했다.
큰 관심을 끌게 된 만큼 “이제부터가 제대로 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임감과 무거움을 많이 느낀다”는 그는 “이 전에는 숨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더 이상 숨을 곳도 없고 올라가기만 해야 하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지금 이 뜨거운 열기에 취해있지 않고 있다. 열기는 어쨌든 식으니까. 이 영광은 여기서 딱 끝내야 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미련 없이 떠나야 할 것 같다”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다만 “저는 미련 없이 떠나고자 했는데 미각보이즈 덕에 계속 길게 가고 있다. 고맙고 살짝 흔들리지만 행복하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웃었다.
2016년 연극 ‘갈매기’를 통해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 강하경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체와 무대를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강하경은 그 기간을 돌이켜보며 “많이 힘이 빠졌다. 어렸을 때 부렸던 욕심이 실제로는 이룰 수 없는 것도 있었을 것 아닌가. 나만의 노력과 생각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서른을 넘어가면서 알게 됐다. 저는 30살에 리미트 같은 게 있었다. 스스로 서른이 될 때까지는 뭔가를 만들어놓자고 했는데 아무것도 안 돼 있더라. 그래서 집에서 초시계가 새해를 향해 달려갈 때 ‘지금이라도 연락 와라’ 하는데 새해가 됐다. 저는 서른이면 세상이 끝날 줄 알았다. 근데 살아있더라. 그래서 ‘됐다, 이제. 그러면 나는 더 이상 뭔가를 만들어놓지 않고 그냥 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정해둔 리미트가 깨지기 전까지는 초조함 속에서 살았다는 그는 “좀 더 빨리 효도하고 싶었고, 저를 못살게 군 사람한테 ‘나 이런 사람이다’라는 걸 보여 주고 싶었는데 잘 안되더라”고 씁쓸한 현실을 떠올렸다. 꽤 오랜 시간을 “부모님이 할 말이 없게끔 살았다”며 “그래서 빨리 성공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들이 배우 한다고 하니 친척들은 만나면 꼭 ‘뭐 나오는데?’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부모님이 ‘지금 오디션 보고 그런대’ 하고 둘러대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속상했다. ‘자리를 좀 제대로 잡아야 할 텐데’ 싶었는데, 요즘은 그게 다 해결됐다. 아빠 친구분들이 드라마 봤다고 먼저 연락이 오고 하니까”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배우 강하경 인터뷰. 2026.06.08 / dreamer@osen.co.kr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했던 시간 동안에도 믿고 기다려준 가족들은 강하경에게 많은 의지가 됐다. 강하경은 “부모님 덕분에 지금도 계속 배우를 하고 있는 거다. 사실 제가 배우 하는 걸 처음부터 달가워하지 않으셨다. 제가 외동이라 말은 ‘그만할래?’라고 하시면서도 막지는 않고 도와주셨다. 제가 필요하다는 걸 항상 준비해 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중간중간 작품이 엎어지고 의도치 않게 1년 가까운 공백을 갖는 순간이 오면서 “멘탈 잡기에 힘을 많이 썼다”고 전한 그는 계속 이어나가는 게 맞을지 고민했던 순간들은 없었는지 묻자 “거의 늘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하경은 “사실 지금 이 시기가 제일 불안하다. 반응은 오고 있는데 나올 건 없고. 그 시기가 정말로 암담하다. 사실 물이 들어와 있고 이어져야 하는 데 이어지는 건 제가 만들 수 없지 않나. 저는 제 자리에선 노력할 뿐이지 누군가가 저를 끌어올려야 하고 계속 활동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야 되는 거니까. 다행히 저는 유예기간이 아직 좀 남아있다. 공연을 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를 하고 있는 사람인 건 변함없지만, 매체 쪽에도 차기작이 잡혀야 물이 계속 들어오겠죠”라고 눈을 빛냈다.
아직 정해진 차기작은 없지만, 강하경은 계속해서 오디션을 보며 기회를 잡기 위해 분투 중이다. 그는 “모든 게 겹쳐 있다 보니 조금 버겁긴 하지만 그래도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하는 시기가 왔으니까 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손으로 젓고 있다. 체급으로 승부 보는 느낌”이라며 “꾸준히 하는 게 목표다. 반짝스타가 되고 싶지도 않다. 한순간 얻어지는 것들은 굉장히 금방 사라지고, 그러면 제가 그 가치를 잘 모르게 될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냥 노력한 만큼만 딱 왔으면 좋겠다. 그런 삶을 살아서 꾸준히 이어지도록 하는 게 지금 당장의 목표다. 이제는 제가 공백기 갖지 않아도 될 순간이 목전에 와있는 것 같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취사병’을 통해 많은 사랑을 보내준 시청자들을 향해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남은 회차도 잘 몰입해서 저희와 함께해주셨으면 좋겠고, 다 끝나고 나서는 취사병에서 함께 했던 배우들이 어디서 어떤 작품을 할지 또 관심 가져줬으면 좋겠다. 그동안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고, 남은 시간도 조금만 더 함께해달라”라며 “저번 주까지 보셨으면 저희가 뭉치고 있다는 게 보였을 거다. 뭉친 사람들이 어떻게 곧 드러날 상황을 헤쳐나가는지를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저희가 마냥 ‘취랄’만 하는 극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고군분투하는지 의지와 전우애를 조금 더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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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최규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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