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 시스템 전체를 흔들고 있다.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에게만 적용됐던 징계 유예가 잉글랜드는 물론 다른 국가들까지 연쇄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으로 번졌다.
영국 BBC는 7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멕시코전에서 퇴장당한 자렐 콴사의 레드카드와 관련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콴사는 지난 6일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 멕시코전에서 후반 9분 헤수스 가야르도에게 위험한 태클을 시도했고,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끝에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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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는 수적 열세 속에서도 3-2 승리를 지키며 8강에 올랐지만, 콴사는 심각한 반칙으로 분류돼 최대 2경기 출전 정지 가능성이 제기됐다.
원칙대로라면 FIFA 월드컵에서는 레드카드 자체를 대상으로 항소하는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FIFA 대회 규정 제10조 5항은 퇴장 선수가 다음 경기에 자동으로 출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원칙은 미국의 발로건 사례로 사실상 흔들렸다.
발로건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퇴장당해 벨기에와의 16강전 출전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징계 재검토를 요청했고, FIFA는 한 번도 적용된 적 없던 규정 제27조를 활용해 발로건의 자동 출전 정지를 12개월 유예했다.
FIFA는 레드카드를 취소한 것이 아니라 징계 집행 시기만 연기했다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BBC는 "제27조가 월드컵에서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FIFA가 재량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례는 앞으로 유사한 요청이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고 분석했다.
잉글랜드 내부에서는 "발로건에게 적용된 기준이라면 콴사에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노동당 소속 노아 로 의원과 멜라니 온 의원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콴사의 자동 출전 정지를 월드컵 이후로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노아 로 의원은 "퇴장은 정당했지만 징계 집행은 대회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멜라니 온 의원도 "비슷한 상황에서 한 선수는 혜택을 받고 다른 선수는 받지 못한다면 FIFA의 일관성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영향은 잉글랜드에만 그치지 않았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프랑스축구협회도 파라과이전에서 경고를 받은 미카엘 올리세의 징계를 재검토해 달라고 FIFA에 문의했다고 전했다.
올리세는 경고가 하나 더 추가될 경우 준결승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발로건 한 명을 위한 예외가 여러 국가의 선례가 되면서 FIFA의 징계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