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대표팀 공격을 이끌던 브릴 엠볼로(30, 스타드 렌)가 한순간에 역적이 됐다.
스위스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1-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이날 스위스는 경기 시작 10분 만에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에게 코너킥 실점하며 끌려갔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반격에 성공했다. 후반 22분 단 은도이가 리카르도 로드리게스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스 안까지 파고들었고,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1-1 다시 원점.


하지만 엠볼로가 스위스의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엠볼로의 황당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빠지게 된 것. 엠볼로는 후반 24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레안드로 파레데스와 공을 다투다가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했다. 주심은 처음엔 파레데스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엠볼로의 시뮬레이션으로 정정되면서 경고의 주인이 바뀌었다.

문제는 엠볼로가 이미 전반에 한 차례 옐로카드를 받은 상황이었다는 것. 결국 엠볼로는 어처구니없게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뼈아픈 실수를 범한 그는 눈물을 쏟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남은 20분 이상을 10명으로 싸우게 된 스위스. 스위스는 깊게 내려 앉아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한 아르헨티나의 맹공을 막아내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수문장 그레고어 코벨의 선방도 계속됐다.
하지만 기적은 없었다. 잘 버티던 스위스는 연장 후반 7분 훌리안 알바레스의 환상적인 감아차기에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리고 종료 직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한 골 더 내주면서 무너졌다. 경기는 그대로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스위스는 1954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72년 만에 오른 8강 무대에서 여정을 마치게 됐다. 스위스는 이번 대회에서 32강에서 알제리를 2-0으로 꺾었고, 16강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콜롬비아를 무너뜨리는 저력을 과시했으나 황당한 퇴장 하나로 허망하게 탈락하고 말았다.

당연히 엠볼로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페널티킥을 얻어내려는 몸부림도 아니고, 하프라인 부근에서 쓸데없는 오버 액션으로 퇴장당했기 때문. 스위스 팬들로서는 경기 흐름이 넘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도 쓴소리를 참지 않았다. 매체는 "역사상 가장 황당한 퇴장이다. 눈물이 모든 걸 말해준다"며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미 온갖 일이 벌어졌지만,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8강전에서 나온 장면은 그중에서도 가장 황당한 사례로 남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문도 데포르티보는 "새롭게 도입된 규정 가운데 하나인 '선수 오인 프로토콜'이 발동됐고, 그 결과 엠볼로가 경기 도중 퇴장당하는 믿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엠볼로는 별다른 탈출구가 없는 위치에서 심판을 속이기 위해 넘어지는 시늉을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명백한 다이빙이 확인된 엠볼로는 두 번째 옐로카드를 피할 수 없었다. 그는 믿기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그대로 주저앉아 눈물 흘렸지만, 자기 실수를 되돌릴 순 없었다. 스위스 역시 그대로 탈락을 피할 수 없었다. 모든 걸 말해주는 엠볼로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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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SPN, 433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