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맹비난에도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계속해서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 계획이다.
영국 'BBC'는 16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 투헬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FA)로부터 변함없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8까지 대표팀을 계속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는 같은 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4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2로 역전패했다. 후반 10분 터진 앤서니 고든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40분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추가시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역전골까지 얻어맞으며 탈락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60년 만의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1966년 자국서 열린 월드컵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정상을 노렸지만,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주장 해리 케인의 생애 첫 발롱도르 수상 도전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투헬 감독의 전술 변화가 악수가 됐다. 잉글랜드는 선제골 직후 급격히 내려 앉기 시작했다. 완전히 두 줄 수비를 세우며 버티려는 모양새였다. 해리 케인은 물론이고 양쪽 윙어까지 중앙선 아래에 머물면서 역습 기회를 엿보기도 어려웠다.
특히 투헬 감독은 아예 수비수만 추가 투입하며 대놓고 잠그기에 돌입했다. 장신 수비수 에즈리 콘사, 니코 오라일리, 댄 번을 교체로 넣으며 수비 숫자를 늘렸다.
하지만 꽁무니를 뒤로 뺀 잉글랜드의 선택은 아르헨티나와 리오넬 메시에게 공간을 내줄 뿐이었다. 잉글랜드의 높은 에너지 레벨에 고전하던 메시는 중앙과 우측을 오가며 편하게 공을 잡았고, 시종일관 위협적인 킥을 자랑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2도움에 힘입어 7분간 두 골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허망한 패배 이후 투헬 감독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웨인 루니는 "우리는 첫 골을 넣은 뒤 두 번째 골을 노리지 않았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그렇고,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투헬이 결정을 내렸고, 그건 결국 도박이었다"며 "우린 솔직해야 한다. 오늘 밤 잉글랜드가 탈락한 건 투헬의 결정 때문"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또 다른 잉글랜드 공격수 출신 크리스 서튼 역시 "이번 경기는 투헬에게 감독으로서 완전한 재앙이었다. 잉글랜드가 앞서간 뒤 주도권을 아르헨티나에게 넘겨줬다. 라인을 내리고 수비수를 추가했다. 축구는 단순하다. 전진해야 한다"며 "이번 경기는 감독으로서 참사"라고 지적했다.
자연스레 투헬 감독을 빨리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지만,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BBC는 "투헬은 계속 팀을 이끌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결정은 마크 불링엄 FA CEO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준결승 탈락이라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의 이번 대회 성과는 내부적으로는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로 평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투헬 감독도 직접 자신이 물러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홈에서 열리는 유로 대회까지 계약을 계속 이어갈 거다. 지금은 앞으로 그렇게 먼 미래를 바라보기 어렵지만, 그 대회를 기대하고 있다"며 "많은 축구 강국들이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성과는 하나의 업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투헬 감독은 자신의 교체 선택에도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파이브백으로 전환한 이유는 공간이 너무 많이 벌어졌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골을 넣은 직후에는 교체도 하지 않았는데 크로스를 너무 많이 허용했고, 기회도 너무 많이 내줬다. 해결하려고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 그러면 그 결정이 틀렸다고 말하기는 쉽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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